2010년 09월 17일
1990年代 東京三絶



제이팝에 관심을 가진 것은 방위 복무를 시작하면서부터였다.
매일 새벽 4시30분에 일어나서, 군자동에서 → 광명시 소하동 부대로 출퇴근했다.
그 길고도 지루한 출퇴근 루트를 견딜 수 있었던 것은 명동의 ‘디아피송’과 회현 상가의 ‘형음악사’ 덕분이었다. 

디아파송에서는 클래식 음반을, 형음악사에서는 제이팝 음반을 구했다.
그렇지만 형음악사의 일본음반은 선뜻 구입하기에는 비싼 가격이었다. 장당 33000원 정도?
레파토리는 인기 있는 오리콘 차트 음반으로 한정되어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스피츠나 미스터 칠드런 등이 괜찮았다.

제이팝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레파토리를 확장한 것은 소집해제되고 일본을 여행하면서부터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서점으로 달려가 레코드맵을 사서 그걸 펼쳐 보면서
동경 시내 곳곳의 레코드점을 뒤지고 다녔다.
그렇게 일본에서 훌륭한 아티스트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때는 지금 마스터플랜의 이종현 대표와 경쟁적으로 일본음반을 콜렉팅했다.
그때는 한글로된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일본 서적을 뒤적이거나 평론가들에게 정보를 구했고,
음반 디자인에 근거한 '감'에도 심하게 의존했다.
그런 식으로 이종현씨와 나는 라운드 테이블, 노나 리브스, 랩 라이프 등을 '발견'했고,
그게 마치 '네오 시부야케이'처럼 들린다고 쑥덕쑥덕했다. 
그런데 그걸 이종현씨가 어디 라디오에 나가서 이야기하고,
또 해피로봇에서 발매하는 음반 해설과 스티커에 써먹으면서
진짜 일본에서 '네오 시부야케이'라는 장르가 있는 것처럼 회자되게 되었다.
적어도 내가 알기로 일본음악계에서 '네오 시부야케이'라는 개념이 통용되는 것은 확인한 바 없다.  
다만 1990년대 후반, 클람본, 라운드 테이블, 고메즈 더 히트맨, 루시 어드밴티지, 스윙잉 팝시클 등이
한꺼번에 등장하는 현상을 두고 '네오 아코(어쿠스틱)' 사운드라고 부르긴 했다.
여기에서의 어쿠스틱 사운드란 명백히 플리퍼스 기타 1,2집 시절의 음악을 염두에 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네오 아코는 플리퍼스 기타의 세대들의 음악인 셈이다.
(그러므로 네오 시부야케이라고 해도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제이팝계에서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개념이 아닐 뿐이다)

잡설이 길어졌는데, 오늘 재미삼아 하고 싶었던 것은 東京三絶,
즉 도쿄의 아름다운 음반 3장을 꼽는 것이다.
그러니까 1990년대 발표된 제이팝 음반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그리고 도쿄라는 로컬을 반영하는 음반 3장이다. 
(당연히 황진이, 화담, 박연폭포라는 송도삼절을 패러디한 것이다.)

도쿄 이외의 다른 지역을 거점으로 데뷔하고 활동하는 밴드나 아티스트는 제외했다. 
예를 들면 나는 보어덤스나 소울 플라워 유니온과 같은 밴드도 아주 좋아하는데,
그들은 오사카 출신이니 '東京三絶'에 해당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오사카 출신의 밴드는 도쿄 출신 밴드에 비해서 훨씬 유니버설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따로 '大阪三絶'이라는 이름으로 꼽기도 어려울 것 같다)

그렇게 꼽은 3장의 음반을 소개해보면 아래와 같다. 
이 음반을 안들었다고 해서 세상을 잘못살았다고 말한다면 우습고, 다만 많이 아쉬울 것 같다.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 일단 사진을 올려 놓는다.



1990年代 東京三絶


小沢健二 Ozawa Kenji  [Life] (1994. Toshiba EMI)

























Fishmans [宇宙 日本 世田谷 Ochu Nippon Setagaya]  (1997, Polydor)



























Sunny Day Service [Mugen] (1999, Midi)






















(Mugen 수록곡이 유튜브에 없어서 다른 곡으로 대신)

by longseason | 2010/09/17 21:07 | 음악 | 트랙백 | 덧글(3)
트랙백 주소 : http://souly.egloos.com/tb/5400746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Levin at 2010/09/17 21:13
스피드 노래 괜찮았던거 많았었는데 기억이 새록새록 하네요. 시부야케이 어쩌고는 코넬리우스만 좀 들어봤었어요. 어쩐지 실험적이면서도 전위적 까지는 아닌게 꽤 괜찮았었습니다.
Commented by longseason at 2010/09/17 21:35
스피드라니... Levin님도 일음에 걸친 세대시군요. 그 코넬리우스가 오자와 겐지와 함께 플리퍼스 기타라는 밴드를 하던 친구에요 (물론 제 친구는 아닙니다. --;;). 밴드 해산 후 둘은 전혀 다른 길을 걷게되고.
Commented by Levin at 2010/09/17 21:58
그렇게 말씀하시니 오자와 겐지 이름이 기억나는거 같습니다. 플리퍼스도요. 저도 일음을 거치긴 했었죠! 그런데 지나고보니 엑스재팬이니 구레이니 루나씨니 미스치루니 비즈니 하는 애들보다 풋풋하던 스피드 생각이 더 지배적이네요. 걔들 뮤비가 참 설레였었죠 -.-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 이전 페이지 |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