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처음으로 신촌 북오프에 갔다. 처음 서울역에 생겼다고 했을 때도 음반이 있어야 얼마나 있겠어 하고 가지 않았다. 그런데 신촌점에는 좀 더 많이 보강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는 가봐야지 하다가 얼마 전에 간 것이다.
나같은 얼치기 콜렉터도 음반점에 갈 때는 출정하는 장수와 같은 마음가짐을 갖게 된다. 콜렉터가 전략과 전술, 명확한 목표도 없이 음반점에 출정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2004년까지 발표된 음반들 가운데 관심있는 것들은 대충 현재 일본 중고 가격이 어떤지 어지간히 머리에 입력했다고 생각하는 만큼, 일단은 일본 북오프와 비교해서 얼마나 가격 차이가 나는지가 궁금했다.
적지 않은 음반이 있어서 처음에 좀 놀랐고, 가격을 보니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24,000원, 18,000원, 8,800원, 뭐 이런 식으로 한정된 등급의 정액화된 가격 정책인 것이 인상적이었다. 같은 음반이라도 상태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 일본과는 달리 신촌 북오프는 나름 정액제였다. 일단 죽 훑으면서 체크했는데, 가격도 비싼편이고 일본 북오프의 악성 재고 위주로 한국에 들여왔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신보도 많이 찾아보기 어렵고. 그래도 몇 장 골랐다. 비싸도 지금 들어보고 싶은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원래 좋아하는 가수이기도 했지만 사이토 가즈요시의 ‘청춘 블루스(青春ブルース)’라니! 게다가 저런 디자인이라니, 눈으로 보면 당장 집어들지 않는 것이 이상할 것이다.
斉藤和義 <古いラジカセ> - Acoustic Live
斉藤和義 <アメリカ> - Acoustic Live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한 장 건지나 했는데, 끄트머리에 가니 3300원 코너가 있었다, 옳다구나! 일본 북오프에서도 100엔, 200엔, 300엔, 400엔, 500엔 코너가 있는데 한국에는 3300원 코너구나. 3300원 코너를 쭉 훑고 나니 바스켓에 담긴 시디가 모두 45장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일본에서 500엔 이하로 본 적이 없는 오쿠다 타미오의 2000년대 앨범이나 스가 시카오의 최근 앨범들까지 있었고, 보니 핑크나 샤카좀비의 음반은 밀봉 신품이었다. 저렴한 가격이니 하이로우즈 앨범이나 스카풀 킹의 앨범은 자료 차원에서 구입해주시고. 그렇게 바구니에 채워진 것을 걸러내고 걸러내어 37장으로 줄였다.
계산대로 가서 사이토 가즈요시 포함해서 14만원 정도 카드로 지불. 적지 않은 돈이지만, 38장이니까. --;;;
집에 와서 며칠 들었는데, 아직도 다 못들었다. 물론 아예 듣지 않는 것도 있을 것이다.
신촌 북오프, 이제 생각날 때 종종 들러야지.